2007년 이후 11년 만에 열리는 역사적인 4·27남북정상회담 자리에 이이남 작가의 작품이 설치돼 화제다.

이이남 작가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연회장 밖 복도에 신작 미디어아트 두 점을 전시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남북 평화’를 공통 주제로 최근 이 작가가 새로 제작한 ‘평화의 길목’과 ‘고전회화 해피니스’다.

먼저 ‘평화의 길목’은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과 ‘단발령 망금강’을 소재로 했다.

조선후기 우리나라 고유의 진경산수화 화풍을 통해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옮긴 겸재 정선의 작품을 소재로 해 디지털기술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디지털 8폭 병풍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8개의 모니터의 영상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큰 그림을 이루게 된다.

작품 속 단발령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금강내산의 모습은 마치 남한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금강의 모습을 담고 있다.

서로 닿을 수 없는 산과 산을 현대적인 이미지 언어를 통해 연결함으로 남과 북의 평화로 소통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하나의 산 위에 남북의 상징적인 건물과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남북이 하나임을 의미한다.

고전회화 위에 생명이 소생하듯 사계절이 변화하며 시간이 흐르고, 문화와 건축을 통해 현대화로 발전되는 모습을 통해 함께 나아가는 한반도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어 ‘고전회화 해피니스’는 함께 달을 옮기는 모습을 통한 화합과 소통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이남 作 ‘고전회화 해피니스’ /작가 제공

이 작품은 동양의 고전회화를 소재로 병풍의 형식을 빌어 디지털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품에는 작가미상의 ‘묵죽도’, 심사정의 ‘소림고사도’, 양해의 ‘설경산수도’, 야마모토 바이트수의 ‘새와 벚꽃나무’, 전휘종의 ‘추경동경산수’, 종연필의 ‘산수도’, 이인문의 ‘하경산수도’, 상 ‘추규도’ 등 8개 고전회화 작품을 차용했다. 과거의 시간에 갇혀있던 작품은 디지털의 빛을 통해 되살아나 우리 앞에 새로운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작품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과거의 시간을 소생시키며 현재와 시공을 초월한 만남을 만들어내며, 디지털 가상의 산수화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창이 된다.

밤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이 땅에 내려와 함께 옮기는 모습을 통해, 남북의 분단의 역사를 회복하고 화합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어두운 깊은 밤의 역사에서 빛을 통해 평화와 화합의 길로 나아가길 염원하고 있다.

이 작가의 작품 이외에도 청와대 SNS를 통해 2018남북정상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집에 전시된 미술품이 공개됐다. 김준권의 ‘산운’, 신장식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김중만의 ‘천년의 동행, 그 시작’, 민정기의 ‘북한산’, 신태수의 ‘두무직에서 장산곶’ 등이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