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암환자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보니, 지역민들의 경우 치료를 받으려면 치료비는 물론 환자와 가족들의 숙박비, 식비, 교통비 등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2004년 화순전남대병원 개원 이후 상황이 확 바뀌었다.

지역 암환자들의 서울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암치료와 의료서비스가 뛰어나 굳이 많은 시간과 경비를 지출하며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현재는 지역 암환자의 70% 정도가 화순을 찾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치료 받으려는 외국인환자들이 늘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개원 당시부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한 분야만 특화했다. 암 치유를 위해 의료역량을 한데 모았다. 한명의 환자를 두고 내과, 외과 등 각과 의료진이 협진하는 시스템도 초기에 도입했다. 방사선치료기인 ‘노발리스 TX’ 등 국내에 몇 대 없는 최첨단 의료장비들도 갖추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전국 국립대병원 중 최초로 2010년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의 인증을 받은데 이어 2013년에는 재인증까지 받았다. 환자안전과 의료의 질이 세계적 수준임을 공인받은 것이다.

질병치료의 전과정을 ‘글로벌 표준’에 맞춰 무려 1천300여개 항목에 걸쳐 엄격하게 평가받은 결과,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국제 인증과 국내의료기관 인증을 함께 받은 상급종합병원이 됐다.

병원의 국제적 명성이 높아지면서 대만·몽골을 비롯, 아시아권의 여러 국가에서 의료진들이 선진의술을 배우기 위해 화순전남대병원을 찾고 있다. 이에 화순전남대병원은 외국병원 의사들을 위해 선진의술을 가르치는 연수 프로그램까지 활발히 가동 중이다.

암치료에 관해 연구 중이다.

2011년 국제메디컬센터를 호남권 최초로 개소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러시아·중국·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들과 MOU를 체결하고 있다.

우수한 의료경쟁력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환자들의 신뢰도도 매우 높다. 지난 2013년 ‘해외환자 유치 증가율 전국 1위’를 차지해 여러 병원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받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밝힌 것처럼, 의료의 질은 매우 높고 국립대병원으로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병원 내 주차비조차 무료다. 외국인환자의 경우,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미국 등에 비해 평균 1/3정도의 의료비용이면 치료 가능하다. 통역 등 전문인력과 국제건강보험이 통용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향후 국제 네트워크를 더욱 늘려나가며 해외의료시장을 활발히 개척할 계획이다.

진료·수술·교육에만 치중해서는 발전에 한계가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최첨단 의학연구, 신의료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암세포를 찾아가 제거하는 박테리아 균주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인체내에 투입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극소형 ‘박테리아 로봇’도 세계 최초로 전남대와 공동개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기존의 암치료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가 주를 이뤘다. 이젠 ‘제4의 암치료법’인 면역세포치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독일 프라운호퍼 IZI(세포치료 및 면역학) 연구소를 병원내에 유치해 암치료 연구를 공동으로 하고 있다. 암 면역치료 등에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결실을 거두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중인 의료진

‘병상당 암수술’ 전국 1위

지난해초 수술 10만례 돌파

화순전남대병원은 ‘병상당 암수술건수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의료진이 열정을 발휘하고 있다.

2004년 당시 287병상으로 개원한 화순전남대병원은 2005년 490병상, 2006년 546병상으로 증가해 현재 695병상을 운영중이다.

수술건수는 2004년 3천181건, 2005년 5천336건, 2006년 6천47건 등으로 늘어났고 2011년 9천57건을 기록한 이후 최근까지 연평균 9천여건의 수술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2천여 병상임을 감안할 때, 병상당 암수술건수는 전국 최다수준이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지난해초 수술 10만례를 돌파했다. 2004년 4월28일 김영진 교수(대장항문외과)의 대장암 수술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31일 정호석 교수(비뇨기과)의 방광암 수술로 10만례를 달성했다. 로보닥·다빈치 등 로봇수술도 포함되며, 최다 수술분야는 내분비외과가 차지했다.

협진 회의중인 의료진

‘분야별 암치료’ 최고등급

심평원 평가…수년째 1등급

화순전남대병원은 암 치료분야에서 ‘전국 톱5’로 꼽히는 뛰어난 의료역량을 갖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매년 발표하는 분야별 ‘암치료 적정성 평가’에서도 최고등급을 받고 있다.

심평원은 지난 2012년말부터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문별 암치료의 적정성 평가 결과를 발표해오고 있다. 대장암을 시작으로 유방암·폐암·위암 등 매년 단계적으로 조사대상을 넓혀나가고 있다.

화순전남대병원의 경우 대장암은 5차례 평가에서 5년 연속, 유방암은 4차례 평가에서 4년 연속, 폐암은 3차례 평가에서 3년 연속, 위암은 2차례 평가에서 2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

특히 대장암 치료는 전국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100점 만점을 받았다. 화순전남대병원의 암치료역량이 국내 으뜸수준임을 입증해주는 사례들이다.

암치료법을 들려주는 의료진

‘5년 생존율’ 수도권보다 높아

전남암센터, 16년간 통계발표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이 수도권의 대형병원들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었다.

국가 지정 전남지역암센터는 지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16년간 화순전남대병원과 전남대병원에 등록된 암환자의 점유율· 의료이용 현황·생존율 현황 등에 관한 통계를 지난해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년간 암환자 5년 생존율은 화순전남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이 평균 62.4%로 수도권 주요 대형병원들의 평균 61.8%보다 높았다.

치료방법별로는 이 기간 동안 화순전남대병원과 전남대병원에서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 평균치는 각각 86.2%, 52.0%, 60.6%로써 수도권 대형병원들의 80.0%, 46.0%, 52.3%보다 더 높았다. 지난 16년간 화순전남대병원과 전남대병원에 신규등록된 암환자는 10만8천998명(남 5만7천829·여 5만1천169명)으로, 연평균 9.5% 증가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