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가 자치구의회 선거구 획정안을 심의하면서 선거법 규정을 명확히 검토하지 않는 바람에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19일 본회의를 열어 시선거구 획정위가 제출한 ‘자치구의회 의원정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표결에 붙여 의결했다. 표결에는 시의원 22명 중 19명이 참여했으며 찬성 18명, 반대 1명이다.

조례는 인구와 동수 비율 5대5를 기초로 자치구의원 정수를 조정해 구의원 2명을 선출하는 2인 선거구를 종전 16개에서 3개로 줄였다. 대신 3인 선거구는 9개에서 16개로 늘리고 4인 선거구 2개를 신설토록 했다.

논란이 됐던 동구의원 정수는 획정위 안대로 6명을 유지하고 북구도 모든 선거구를 3인 선거구로 확정했다.

반면, 광산구 다선거구와 마선거구의 경우 획정위 안은 각각 3인·3인이었지만, 시의회가 수정의견을 제출해 각각 4인·2인 선거구로 바꿨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안 파행을 놓고 시의회에 자치구간 구의원 정수 조정 권한이 없다는 선관위 유권해석이 뒤늦게 나오면서 시의회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선관위는 “구의회 의원 정수는 해당 시도 선거구 획정위가 정해야 한다”며 “선거구 획정위가 정한 자치구의원 정수를 변경하는 내용의 조례를 시의회가 정하면 같은 규정에 위반돼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그동안 시의회에서 획정위 안을 수정하려고 했던 시의원들의 일부 의견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이야기다.

실제 획정위가 6명으로 줄인 동구의원 숫자를 7명으로 늘리기 위해 광산구의원 숫자를 1명 줄이려고 했던 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시의회는 미숙한 대응으로 지역정치권에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구의원 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에게 혼란만 줬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