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만물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봄이 성큼 다가왔다. 이따금씩 내리는 봄비는 세상을 보듬는 듯, 따스함마저 준다. 새봄을 맞아 롯데갤러리 광주점과 광주문화예술회관은 신춘기획전을 마련한다.

먼저 롯데갤러리는 오는 28일까지 ‘김근중-화원;피고 지다’전을 마련한다. 전시는 ‘모란 작가’로 알려진 김근중 화백의 회화 29점을 선보이며, 김 화백의 화업의 여정을 짤막하게 소개한다.

김 화백은 1990년대 고구려 벽화와 둔황벽화를 모티브로 한 벽화작업으로 시작했으며 2000년대 초 벽화의 형상을 배제한 미니멀 작업에 집중하며, 보다 물질성에 천착했다. 이후 2005년부터 전통 화조화와 민화에 영향을 받은 재현작업으로 재변화를 도모한 작품이 모란 그림이다. 작가는 2012년부터 다시 탈 형상을 지향하며 현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작업 주제를 심화시켜나갔던 모란 시리즈부터 근작의 비구상 작업까지를 소개한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 체험프로그램으로 ‘봄봄, 꽃액자 만들기’(선착순 100명)를 진행한다.

김 화백은 1986년 대만문화대 예술대학원, 1977년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2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가천대 회화조소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런가 하면, 광주문화예술회관은 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소개하는 ‘봄의 연가’전을 다음달 15일까지 회관 갤러리에서 연다.

전시는 회화·조각·공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김단비·김화영·서경란·전현숙·주라영 작가 5인이 참여해 봄을 상징하는 회화·공예·조각 등 32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김단비 작가는 마블링(marbling) 기법으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약동하는 색무리를 나무에 피어난 꽃의 형상으로 완성시킨다. 금속공예가 김화영은 스틸, 브론즈, 수지 등을 이용해 꽃들이 만발한 봄날을 표현했다.

서경란 작가는 무심한 듯 툭툭 던져진 붓 터치들과 뒤엉켜있는 화려한 색채의 매화를 그렸다. 전현숙 작가는 힘들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은 내면의 심경을 작품에 표출한다. 작품 속 여인은 작가의 자화상으로 자신이 겪었던 경험과 기억, 지난 시간의 흔적을 작품에 담아낸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주라영 작가는 봄철에 화려하게 피었다가 시들어버리는 꽃을 우리 삶에 비유한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