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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나희덕 ‘일상으로의 초대’
‘시인의 사진, 시인의 그림’展 내일부터 갤러리 생각상자
사진 30점·회화 20점·수집품 선봬
30여년 쓴 시집 읽고 필사 체험 운영
내일 오후 7시 작가와 만남도 진행

2018. 03.13. 19:00:39

나희덕

한 편의 시는 짧은 말로도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시의 어떤 구절, 어느 단어는 읽는 이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는다. 이처럼 함축된 언어로 마법을 부리는 시인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을까? 이 질문에 답을 전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열려 관심을 모은다.

광주 갤러리 생각상자(동구 소태동 577-2)는 15일부터 5월14일까지 ‘시인의 사진, 시인의 그림’을 주제로 한 전시를 연다. 이 전시의 주인공은 시인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나희덕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다.

갤러리 생각상자는 연간 4명의 예술인을 선정해 기획초대전 ‘작가의 창고’를 연다. 이 기획전은 예술인들이 과연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예술가 개개인의 ‘무의식의 창고’를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마치 작가의 작업실을 들여다보는 듯하면서도 그들의 축적된 기억의 시간들을 타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앞서 도예가 송팔영의 전시가 ‘작가의 창고2’라는 제목으로 진행됐으며, 나 교수의 전시는 ‘작가의 창고3’에 해당한다.

갤러리 생각상자가 15일부터 ‘나희덕-시인의 사진, 시인의 그림’전을 연다. 사진은 나희덕 作 ‘무제’
이 전시를 성사시킨 건 갤러리 생각상자 관장을 맡고 있는 주홍 샌드아트 작가다. 평소 나 교수와 친분이 있었던 주 작가는 나 교수가 최근 낸 산문집 ‘한 걸음씩 걸어서 거기 도착하려네’를 읽고 대단한 감명을 받았다. 글도 글이지만, 나 교수가 직접 일상 곳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이 눈길을 사로잡은 것. 또한 나 교수가 오랜 시간에 걸쳐 그린 회화 작품들과 개인 수집품, 시 창작에 쓰는 물건들, 시인의 오래된 책상 등이 전시에 적합했다고 주 작가는 설명했다.

이 모든 것들을 ‘혼자 보기 너무 아깝다’고 극찬하는 주 작가에게 나 교수는 흔쾌히 전시를 허락했다.

35평 남짓 되는 전시장에는 나 교수가 찍은 사진 30여점과 구상·추상 회화 20여점이 전시된다. 사진 전시를 위해 주 작가는 2천여점이 넘는 나 교수의 사진 중 30여점을 엄선했다. 사계절을 담은 풍경 유화작품들과 실험적인 표현력이 일품인 종이 작품, 추상회화 등에선 나 교수의 예술가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다.

또한 시인이 창작할 때 쓰는 물건들, 취향이 느껴지는 독특한 수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가장 눈길이 가는 코너는 바로 ‘시인의 창작공간’을 옮겨놓은 듯한 전시다. 30여년에 걸쳐 나 교수의 창작활동에 도움을 준 ‘오래된 책상’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는 시인이 그동안 쓴 시집과 산문집이 옆 책꽂이에 꽂혀 있으며, 관람객들은 이 곳에서 직접 시인의 글을 필사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주홍 작가는 “따뜻한 봄날, 관람객들이 시인의 작품·소장품을 관람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전시를 열었다”며 “문학인으로서의 나희덕이 아닌, 사진, 미술 등에 두루 심미안을 갖춘 ‘예술가 나희덕’의 일상을 직접 파고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개막식은 15일 7시 ‘작가와의 만남’ 행사와 함께 이뤄지며, 이 전시 이후 갤러리 생각상자에선 제주 4·3과 광주의 5·18을 연계한 전시가 이어진다.(전시 문의 010-6791-8052)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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