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괘(比卦) 육사의 효사는 ‘외비지 정길’(外比之 貞吉)이다. 즉 ‘밖에서 친함이 있으니 바르고 길하다’는 의미다. ‘외’(外)라는 것은 구오를 가르킨다. 육사와 구오는 서로 상비(相比)하면서 육사가 내(內)이고 구오가 외(外)이다. 구오는 강건중정(剛健中正)의 현군(賢君)으로서 오음(五陰) 중에서도 특히 육이와는 정응(正應)하고 육사와는 상비해 정이 깊고 친하다. 오히려 멀리 있는 육이보다 가까이 있는 육사와 더욱 친함이 있다. 그래서 ‘외비지’라 했고 육사가 친하려고 구오에게 다가가는 것보다 오히려 구오가 먼저 손을 내밀고 환영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육사는 아무리 구오의 총애를 받더라도 신하의 도를 지키고 예와 정도를 잃어버리면 안된다. 상전(象傳)에서는 육사와 구오의 관계를 ‘밖으로 현명한 군(구오)에 친한 것은 위를 따라 가는 것이다’고 해 ‘외비어현 이종상야’(外比於賢 以從上也)라 했다.

점해 육사을 얻으면 외부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때이고 좋은 사람을 만나며 외근직이 좋다. 손윗사람을 따르는 것이 길하니 모든 일을 손윗사람과 상의해 추진함이 좋은 때이다. 그러나 윗사람으로부터 친함이 있어도 친비의 정도(正道)를 잃으면 안된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일을 관장하는 책임자에게 직접 제의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면 잘 된다. 따라서 사업·소망·거래·운세 등에서 손윗사람과 상의하거나 지시를 받아 추진하면 입신하거나 이득을 볼 일이 많다. 거래에 있어서도 상대방이 먼저 원해 주위의 장세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이에 응하기 위해 이쪽에서도 나서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 혼인 혼담에서는 육이의 때와 마찬가지로 성사돼도 남자 쪽에 의외의 여자가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하는 것은 구오가 오음의 많은 여자를 거느리고 있는 상이기 때문이다. 육사의 때에 혼인은 여자는 바른 배우자이지도 않는 남자와 사귀면서도 자신은 그것에 만족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 잉태는 편안하고 가출인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도회지로 나갔으며 분실물은 찾게 된다. 이전과 여행 등도 무난하고 병은 더욱 악화되니 의사를 바꿔 보면 더 나아질 수 있다.

구오의 효사는 ‘현비 왕용삼구 실전금 읍인불계 길’(顯比 王用三驅 失前禽 邑人不誡 吉)이다. 즉 ‘친함을 나타낸다. 왕이 사냥을 나가 세 방향으로 금수를 몰아가되 한 방향을 터줘 금수를 놓아준다. 읍인이 경계하지 않으니 길하다’는 의미다. 구오는 비괘(比卦)의 성괘주이면서 주괘주의 효로서 비(比)의 덕을 몸에 표현하고 이것을 실천하는 군위(君位)이다. ‘현비’(顯比)라는 의미는 비의 도(道)를 명료하게 하는 것으로 군위의 입장에서 자기를 따르는 모든 자들과 공명정대하게 친화하고 편애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삼구’(三驅)라는 의미는 왕이 사냥을 할 때 일면을 터주고 삼면에서 금수를 몰아감으로써 도망가는 금수를 놓아주는 군주의 자비(慈悲)와 여유스러운 마음을 말한다. 즉 왕이 모든 백성, 신하들과 친비하려 하나 친비를 싫어하는 사람까지 강제적으로 끌려오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교제하고 친화하려는 군주의 태도를 말한다. 이러하면 읍인 백성들도 경계하지 않고(邑人不誡) 자유스럽게 살 수 있어 길하다는 의미다. 상전에서도 이를 ‘사역취순’(舍逆取順)이라 해 ‘따르는 자는 취하고 거스리는 자는 버린다’고 했고 이러한 바가 중용의 도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해서 ‘상사중야’(上使中也)라고 했다.

점해 구오를 득하면 만인이 평화롭게 잘 따르고 아주 평온한 때이다. 그러나 무리하거나 욕심부리면 모두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사업·거래·소망 등은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80-90%에서 만족해야 한다. 발생하는 이익의 모두를 내 것으로 취하면 안 되고 일부는 상대에게 배려해야 한다. 만일 모두를 취하려다가 욕심이 화근이 돼 전체를 다 잃을 수 있다. 혼인도 좋고 잉태도 순조롭고 이전과 여행도 무사하다. 가출인은 숨어버려 찾기 힘드나 본인이 생각을 바꿔 돌아올 수 있고 분실물은 집안에서 나올 수 있다. 병은 나이 든 부인이나 위장병은 쾌유하나 다른 병은 육충괘로 변해 위독해 힘들다. 물가는 평지로 돌아가 저가에 머문다.

비괘 상육의 효사는 ‘비지무수 흉’(比之无首 凶)이다. 즉 ‘친화하려는 데 따를 우두머리가 없어서 흉하다’는 의미다. 상육은 비괘의 끝으로 교외(郊外)에 해당하니 비의 때에 있어서 교제할 마음이 부족해 단사(彖辭)의 후부흉(後夫凶)의 후부(後夫)에 해당한다. 즉 비의 때를 놓쳐 친비 할 시기도 아니고 교제할 사람도 없다.

점해 상육을 얻으면 친밀함이 끝났고 아무리 친하게 해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없으며 상대해 주는 사람이 없는 때이다. 상육은 나라에 복종하지 않는 신하이고 고집불통에 사람을 싫어하는 편파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제 운세나 사업 등이 생각대로 되지 않고 가망이 없는 때를 만난 것이다. 사업·소망·지원·혼인 등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없으므로 이뤄지지 않고, 사람의 성질이 고집불통으로 사람을 싫어해 모든 사람들이 상종을 꺼리하기 때문에 해고될 수 있으며 하는 일은 실패한다고 판단된다. 감옥에 있는 죄수라면 효사에 무수(无首)라 했으니 사형당할 시기이다. 가출인 또한 변괘가 묘비의 상으로 먼 곳으로 가서 자살했거나 가매장됐다고 본다. 분실물은 바람으로 흩어져 버려 발견되지 않고 잉태는 난산의 우려가 있어 생명이 위험하다. 병세는 타인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 센 성격으로 멋대로 판단해 악화돼 위험하고 날씨는 비가 멈추고 여전히 흐리면서 바람이 분다.

[실점예]에서 “차량공장 부지 정리하는 일을 입찰 받을 수 있고 그로 인해 돈을 벌 수 있는가?”를 묻는 점에서 수지비 육사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단했다. 비괘(比卦)는 일양 오음괘(一陽五陰卦)로 구오가 입찰자이고 오음들은 입찰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로서 경쟁자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음 중 유력한 낙찰자는 육이로서 구오와 응양상응(陰陽相應)하니 평소에 회사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입찰 받고자 하는 문점자는 육사의 효를 얻어 효사에 ‘외비지 정길’(外比之 貞吉)이라 했으니 당당하게 구오인 입찰자를 만나 교제하면서 부딪치는 것이 좋고, 회사와 깊은 관계가 있는 육이는 회사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어 입찰가를 가히 높이 쓰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육이를 제치고 구사가 낙찰받기 위해서는 입찰가를 높이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변괘가 택지췌로서 췌괘(萃卦)는 모이는 괘이니 낙찰되면 사람과 재물이 많이 모여 이로 인해 어느 정도 돈을 벌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점자는 경쟁자보다 높은 가격을 써서 낙찰 받았고 작업하는 동안 췌괘의 괘상처럼 날씨는 흐르고 비가 오는 가운데 작업을 완료해 상당한 돈을 벌었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