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나 자신의 철학과 인생을 담아내는 또 다른 표현방식입니다. 작은 변화와 시도만으로도 가장 ‘나 다운 멋’을 발견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주매일신문 주최로 지난 18일 오후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진행된 제4기 창조클럽아카데미 제5강의 강사로 나선 이상봉 패션디자이너는 ‘패션과 문화의 관계-과거, 현재, 미래’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상봉 패션디자이너는 강의에 앞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수교 130주년 기념 패션쇼의 전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며 “패션은 대체로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성격과 국가 및 작가간의 문화 교류의 시간을 목적으로 하는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문화 코드이며, 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곧 패션이다”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의상, 안경, 넥타이, 유리 글라스, 자동차까지 모든 영역은 디자인으로부터 파생되며, 그 중심축은 패션이 담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패션디자이너는 전통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가치를 후대에 전할 방법을 모색하던 중 IMF 시기 프랑스 파리로 첫 해외 진출을 하면서 ‘한국의 미’를 패션으로 승화시키게 됐다.

샤머니즘을 시작으로 한글, 서예, 한국의 전통 문양, 꽃 자수, 조각보와 바느질, 민화, 산수화, 단청, 무궁화, 책가도 등 다양한 한국의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다채롭게 미학을 표현했다.

그는 “특히 한글을 패션에 입히는 작업은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해외에서도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을 보고 자부심을 느꼈다”며 “이는 곧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돼 다양한 컬레버레이션을 시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중국 광저우 패션위크의 피날레를 맡았으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해 우려가 컸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을 주제로 진행한 쇼에서 양국이 스포츠 정신을 기반으로 한 패션으로 함께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다시 한번 패션의 저력을 실감했다”고 피력했다.

이 패션디자이너는 강의를 마치고 CEO와의 토론 시간을 가지며 “패션쇼는 젊음의 아름다운 열정과 다채로움을 표현하는 자리인 만큼 자신 스스로도 늘 젊게 살기 위해 다양한 창조적인 도전을 하게 된다”며 “한국문화를 디자인에 접목시켜 가구, 자동차, 도자기, 핸드폰 등 다양한 분야에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 자신이 누군지를 알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명확히 할 때 ‘나 다운’ 개성을 가장 멋스럽게 표현할 수 있다”면서 “패션은 단순히 의상의 개념을 벗어나 사람의 인생과 철학을 담고 있으므로 작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면 여느 모델보다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